수요 온라인 성경공부(286.에스겔)
286.에스겔 열두 번째
- 성전에서 흐르는 물 (에스겔 47:1~12) -
에스겔서의 마지막 부분인 40–48장은 요한계시록 21–22장의 새 하늘과 새 땅을 연상하게 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타국에 포로로 끌려와 절망 속에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새 성전의 환상과 새로운 제사의 규례, 그리고 땅의 분배에 관한 특별한 환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임재의 장소였습니다. 성전이 파괴되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버리셨거나, 바벨론의 신들에게 패배하신 것은 아닌지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라가 멸망하고 포로로 끌려온 것도 큰 절망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더 이상 돌보지 않으신다는 생각은 그들에게 더 큰 절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살아계시며, 모든 만물을 통치하시는 분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에스겔 1장에서 하나님은 바벨론 땅에서도 에스겔에게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라, 이방 땅에서도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앞서 에스겔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유다와 열방을 심판하시는 분임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40–48장에서는 그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환상 중에 이스라엘 땅으로 인도하시고, 그곳에 세워진 성전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자야 내가 네게 보이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네 마음으로 생각할지어다. 내가 이것을 네게 보이려고 이리로 데리고 왔나니 너는 본 것을 다 이스라엘 족속에게 전할지어다”(겔 40:4).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성전의 문과 담, 뜰과 여러 방의 구조를 자세히 측량하게 하셨습니다. 성전의 본체와 지성소, 제사장들의 방과 성전의 경계를 보여 주시며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게 하셨습니다.
43장에서는 하나님의 영광이 동쪽 문을 통해 성전으로 돌아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성전에 거하시며, 제단을 봉헌하고 제사를 드리게 하십니다. 44–46장에서는 제사장의 직무와 예배, 절기와 제사에 관한 규례를 말씀하시며,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의 거룩한 삶과 백성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질서를 보여 주십니다. 47장에서는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점점 깊어져 죽은 바다를 살리고, 강가에는 나무들이 자랍니다. 이어 회복된 땅의 경계를 보여 주십니다. 48장에서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에게 땅을 분배하고, 성읍과 거룩한 땅의 위치를 정하십니다. 그리고 그 성읍의 이름을 ‘여호와 삼마’, 곧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이러한 환상을 보여 주신 것은 단순히 새로운 성전을 건축하겠다는 약속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셨으며, 다시 그들 가운데 거하시고, 무너진 예배와 공동체를 회복하시겠다는 구원의 약속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인 47장에서는 이러한 회복의 메시지가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성전 문지방 밑에서 물이 흘러나옵니다. 그 물은 점점 깊어져 마침내 사람이 건널 수 없는 강이 됩니다. 그리고 그 강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생명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죽은 바다의 물이 살아나고, 물고기가 많아지며, 강가에는 나무들이 자랍니다. 그 나무들은 열매를 맺어 양식이 되고, 잎사귀는 치유의 재료가 됩니다.
이 환상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에서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임재의 장소이며,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시작되는 생명과 회복의 역사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시는 분이시지만, 동시에 새롭게 세우시는 분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 죄를 범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포로로 끌려가 절망 가운데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다시 일으키시고, 회복시키시며, 그들 가운데 거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에스겔의 성전 환상은 하나님께서 단지 관념적인 의미로만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실제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심을 보여 줍니다.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의 회복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질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약속이었습니다.
이러한 회복의 약속은 신약에 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요한복음 1장 14절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고 말씀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 가운데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7장 37–39절에서 자신을 믿는 자에게 생수의 강이 흘러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은 이것이 믿는 자들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킨다고 설명합니다. 에스겔의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죽은 바다를 살렸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성령은 우리 안에 하나님의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통해 생명의 역사가 흘러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 21–22장은 에스겔의 성전 환상이 바라보던 회복의 완성을 보여 줍니다.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함께 거하시며,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생명수의 강이 흘러나옵니다. 더 이상 죽음과 저주가 없으며, 하나님의 생명과 회복이 온전히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에스겔의 성전 환상은 과거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말씀일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구원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생명, 그리고 마침내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 말씀은 동일한 소망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무너진 삶과 공동체를 회복시키시며, 우리 가운데 거하시고, 우리를 통해 생명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은 심판하시는 분이시며, 동시에 회복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모든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에스겔의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죽은 바다를 살렸듯이,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은혜 속에서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에서 그 생명의 역사를 완성하실 것입니다.